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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무상급식비 분담, 지속가능한 합의 도출을

기사승인 2019.01.07  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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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본보가 주관한 NIE교육 강사로 다문화가족(중학생)들과 함께 했다. 일부 시민 단체·지자체 지원을 빼면 아직도 다문화 기반은 취약하다. 셋째 날 주제는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큰 충격을받다’란 뜻을 지닌 ‘한방 먹다’였다. “한국 말 정말 어려워요. 먹다, 잡숫다, 들다, 드신다…” 몹시 혼란스럽단다.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일로 먹는 것에 대한 편애를 꼽는다. 몇 년 전, 서울 모 고등학교 교감이 급식 대기 중인 학생들의 급식비 납부 여부를 확인해가며 “미납자는 먹지 말라"고 한 게 화근이 돼 혼쭐났었다.

지난 연말 도내에선 유·초·중·고 전면무상급식 분담금을 놓고 핑퐁게임이 빚어졌다. 김병우 교육감과 이시종 지사 간 조금씩 다른 기준의 심화였다. 교육감의 선방은 분담금이 어떤 근거로 산출됐는지 조목조목 공개하고 판을 깔았다. 그러나 도지사 역시 “교부금에 포함된 인건비와 여비 등 법정경비는 세출예산 편성 시 도교육청이 임의로 편성할 수 없다”는 규칙을 들어 엇박자를 냈다. ‘교육 백년 지 대계’를 다그치면서 해묵은 패러다임에 길들여져 있음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6월 동시 지방선거 때는 고등학생 공짜 밥 먹일 예산 대안까지 큰 틀의 방향성을 견지했건 만, 막상 각론에 들어 모르쇠로 식은땀을 흘렸다. 이슈가 될 조짐이었으나 시간상의 촉박함과 관계 악화 감수를 눈치 챈 도의회가 신속하게 나서 진화됐다. 프로 바둑은 이런 상황을 ‘끈적한 수’에 비유한다. 진지하게 성찰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라는 주문으로 들린다. 아이들 먹는 걸 갖고 연례행사로 불거지는 다툼이 안쓰럽다.

합의 내용 중 ‘미래인재육성’ 부분은 매우 역설적이다. 명쾌한 합의라기보다 조건부 꼬리를 단 석연찮은 뒷맛을 남겼다. 그 중 하나인 자율형 사립고 설립 등 명문고를 둘러싼 의미 정립조차 평준화와 차별화 사이에서 고심이 커 보인다. 법리의 발전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쨌든 씀씀인 커졌고 타협은 어렵다 보니 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을 선도할 디테일의 형세는 아직 산 넘어 산이다. 교육감·지사 간 손익 계산을 뒤로한 쿠션 있는 소통이 먼저일 때 급식 무장해제도 순항하리라. 그만큼 과제 역시 많다는 암시 아닐까.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동네 사람의 사랑·관심이 필요하듯 교육은 유기적 동행을 강조해 왔다. “소나기가 내려 장미를 활짝 피운다면 그 비를 미워할 이유가 없다”는 브론테의 말처럼, 궁극적 행복변인도 진정한 관계 속에 영글어간다.

마찬가지로 어느 조직이나 단체에서 업무보다 몇 갑절 어려운 걸 역지사지(易地思之)로 꼽는다. 신은 일어서려는 사람에게 지팡이를 주는 법, 협상이든 협의든 큰 국면을 보지 못할 경우 낭패 보기 쉽다. 설령 별 힘 들이지 않고 상대 투항을 받아냈다 해도 고스란히 공짜는 아니다. 아무렇게 먹이면 탈이다.

친환경급식으로 안전성과 성장기 학생들 영양, 건강권 까지 서둘러야 할 일이다. 그렇듯 양질의 급식으로 튼실히 자라면 모두 미래인재란 맥락에서 지속가능한 최적 안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오병익 obinge@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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