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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팝 민요 ‘새타령’

기사승인 2021.02.14  2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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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우리 민요 가운데는 서양음악 힙합을 방불 하는 신나는 가락이 많다. 진양조의 느린 고조가 아닌 빠른 템포의 가락이다. 계면조라고 하는 슬픈 소리가 있는 가하면 갑자기 빠른 템포로 침울한 관객들을 흥겹게 뒤집어 놓는다.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타루비는 가장 슬픈 소리다. 심청의 부친이 딸의 효성을 기린 비석 앞에 나가 발버둥 치며 통곡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뺑덕어멈을 등장 시켜 한바탕 웃게 한다.

뺑덕어멈의 못 된 행실을 설명하는 대목은 완전 랩(rap)이다. 빠르고 경쾌한 장단에 맞춰 코믹하게 뺑덕어멈을 묘사하고 있다. 울고 웃는 한마당이란 표현은 아마 이런 것을 비유한 말일 게다.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어사출도는 신나는 카타르시스다. 춘향가 가운데 가장 통쾌한 것은 아무 죄 없이 옥에 갇혔던 춘향이 승리하고 악의 축 변학도가 징벌을 받기 때문이다. 이 대목은 가장 빠르게 부르는 랩과 같다.

“....사면에서 우루루루 삼문을 후닥딱! 암행어사 출두야. 출두야. 암행어사 출두허옵신다! / 두세 번 외는 소리 하날이 답숙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 백일벽력(白日霹靂)이 진동허고 여름날이 불이 붙어 가삼이 다 타는구나. / 각읍 수령이 겁을 내여 탕건 (宕巾)바람 보선발로 대숲으로 달아나며 / 통인아 공사궤(公事櫃) 급창아 탕건 주워라. 대도집어 내던지고 병부 입으로 물고 힐근 실근 달아날 제..(하략)”

과거 한 민요풍 대중가수가 불러 인기를 끈 가요 ‘새타령’은 본래 긴 사설조의 민요다. 이 노래는 중중모리, 중모리로 빠르게 불려진다. 봄이 오는 명산의 계곡에서 조잘대는 온갖 새들의 합창을 리얼하게 묘사한 곡이다. 새타령의 프롤로그는 제비가 날아들고 봄이 꿈틀대는 풍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 된다.

‘삼월삼짇날 연자 날아들고, 호접은 편편, 나무나무 송림 가지 꽃피었다. 춘몽은 떨쳐 원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 기암은 층층 태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물이 주루루루루루 저 골물이 콸콸 열에 열두 골물이 한데로 합수쳐, 천방자 지방자 월턱저로 구부져 방울이 버금쳐 건너, 평풍석에다 마주 꽝꽝 마주 때려..(하략)’

그런데 끝 부분이 매우 재미있다. ‘....저 비둘기 거동 봐, 춘흥을 못 이기어 주홍 같은 혀를 내어 푸른 콩 하나를 덥석 물고, 암비둘기 덥석 안고 광풍을 못 이기어 너울너울 춤만 춘단다. 노류장화 꺾어들고 청풍명월로 놀아보세..’ 청풍명월이란 우리 충청도의 풍류를 가리키는 것. 옛 가인들의 자연친화적인 멋진 모습을 엿 볼 수 있지 않은가.

KBS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1일 저녁 방영한 초대형 언택트(비대면) 쇼 ‘조선 팝 어게인’이 인기를 끌었다. 흥 넘치는 우리 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조선팝(POP)’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준 것이다.

그런데 의욕은 좋았지만 조금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새타령 등 많은 민요가 불려 졌지만 편곡이 빈약하고 흥겨움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새타령은 국내 명창들이 즐겨 부르는 흥겨운 대표적 민요다. 세계에 국악 한류를 확산 시킬 훌륭한 음악이다. 우리 소리를 대표하는 명창들에게 우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재준 limlee9@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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