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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를 잃은 대한민국

기사승인 2021.03.21  20: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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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을 대하기가 겁난다. 엄마는 어린 자식을 버려 굶어 죽게 하고 아들은 부모를 흉기로 난자하며 바퀴벌레를 잡았다고 한다. 어린 생명을 낳은 엄마는 자신이 낳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인간으로서 일말의 양심도 없다. 머리가 돌지 않고서야 어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불가의 부모은중경은 엄마의 피어린 희생에 대한 10가지의 은혜를 기록하고 있다. 그 서장은 이렇다.

‘엄마가 어린 생명 하나를 낳으려면 3말8되의 피를 흘려야 한다. 가냘픈 생명에게 8섬4말 혈유를 먹여 살리는 것이 엄마다. 진자리 마른자리 어린 생명을 보살피는 것이 낳은 엄마의 도리다’

자식은 부모를 업고 수미산을 백 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갚지 못한다고 했다. 유교사회 최고의 이상이 인(仁)이라면 효(孝)는 그 실천요강이다.

그런데 효국 한국의 전통은 완전 무너져 가고 있다. 전국에 마을마다 세워져 있는 효정문(孝旌門)도 퇴색하고 있다. 지금 한국은 인륜부재의 혼돈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직 사회는 왜 이러는가. 토지개발공사 일부 직원들이 개발 예상지를 정보를 알고 한탕 씩 해먹다 들통이 났나. 어디 토개공 뿐인가. 전국의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도 신개발지에 미리 땅을 사두고 한탕씩 했다.

정부를 상대로 청렴한 자세를 주문하며 으름장 놓던 일부 국회의원들이라고 빠질 수 있겠나. 같이 한통속이 되어 투기를 일삼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공복이어야 할 공무원들이 재산상의 이득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면 이는 과거 조선사회 아전과 다들 게 없다. 정보와 권력을 이용하여 치부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그러고도 어떤 것이 잘못인 줄 모른다면 이는 후안무치다.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해먹은 것인데 왜 우리만 가지고 야단치는가라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얼굴이 두꺼운 것이다.

나라에 법치와 공정의 기틀이 사라지니 모두 한탕씩 하자는 주의다. 좋은 자리, 신이 내린 직장에 있을 때 알뜰하게 해 먹자는 식인가.

대통령이나 총리가 으름장을 놓아도 먹히지 않는다. 레임덕에 빠진 통치권을 오히려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지금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인지 법무장관인지 행보가 모호하다. 역대 검찰사에 이런 혼돈이 없었다.

큰 비리와 연계 된 권력 심장부의 수사는 진척이 안 되고 깔아뭉개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십수년전 이미 법의 판단을 받은 자파 수장급의 면죄부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인상이다. 적폐청산이란 미명으로 재탕삼탕 법치를 흔들고 있다. 냉정함을 잃은 편파적인 법치가 과연 정의로운가.

서울시장 부산시장 등 보선에서는 막판 인신공격이 금도를 넘었다. 당선 되면 서울 시민 모두에게 10만원씩 주겠다는 매표를 공언하는 정신 나간 후보가 있는가하면 서로 상처내기에만 급급하여 시정을 이끌어 갈 역량을 토론하는 기회마저 없다. 큰 고기를 놓고 물고 뜯는 이전투구 모양새다.

모든 분야가 금도를 잃고 흔들리고 있다. 나라가 기울고 있는데 이 나라 얼마 안 되는 양심적 정치지도자들마저 잠을 자고 있다.

이재준 limlee9@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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