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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도 제자리가 있다

기사승인 2022.07.31  14: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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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충북교육삼락회장·아동문학가

예의는 교육의 시작이듯 ‘유아’하면 ‘깍듯한 배꼽인사’가 떠오른다. 한데 6년 전,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3명은 ’찌꺼기‘의 비표준어인 ’찌끄레기‘란 모욕적 표현을 유아를 향해 마구 내뱉다 아동 학대 혐의로 법정에 섰다. 1,2심 모두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던 2세 피해자’란 판단을 덧붙여 무죄를 선고했으나 큰 파문이 일었다. “언행을 주의하면 실수도 피한다” 공자가 계명처럼 챙겨온 논어 덕목의 위력을 일깨운다. 어른 말씨는 금세 아이들에게 학습된다. ‘말 못하고 죽은 귀신 없다’더니 유독 일부 정치인과 공복(公僕)은 메마른 소음으로 넘쳐난다. ‘물에 빠지면 부리만 둥둥 뜰 걸’ 초등저학년 용 ‘오리부리’ 얘기까지 나올법하다.

하물며 일찌감치 도태된 폭언으로 모자라 자기 네 끼리 ‘도둑놈, 사이코패스, 실성한 사람’ 인격·명예를 훼손하는 거칠고 직설적 막말을 마구 쏟아내도 시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 잊혀지고 다시 그들에게 표를 준다. 여태껏 돌고 돌아온 적폐 중 하나다. 정부마다 컬러가 있었다.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미니 기자회견(도어스테핑·door stepping)도 같은 의미에서다. 그런데 걱정이다. “전 정권보다 낫다.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 되레 ‘뭐가 문제냐?’처럼 강한 어법으로 반감을 불렀다. ‘속내야 어쨌든 좀 침묵했더라면 설화가 안됐을 텐데…’ 세간의 비난을 자초하고만 ‘언어 리스크’ 였다.

‘새내기 실수려니’ 적응기간을 뒀으나 만취 운전·논문 중복게재 등 부적격 지경에 빠진 교육부총리 후보자(박순애)까지 밀어 붙이면서 임명권자 메시지는 얼핏 ‘귀 밖의 소리’를 유추케 한다. 새 정부 3개월 째 ‘도어스테핑·착시인사·제2부속실 폐지’ 소용돌이로 호사다마(好事多魔)다. 정권초기 3대 리스크에 집권 여당 원·투톱마저 권력 다툼 자중지란(한술 더 뜬 어휘력)으로 오지게 곤두박질친 성적표를 어쩌랴. 수치로 증명된 지지율은 평균적 국민의 엄한 점수다. 억지 부릴 때가 아니다. 잰 대응이 필요하다. ‘막힌 국민가슴을 확 뚫는 비전’ 말고 다른 방법 있겠는가.

◇ 말의 품격

각설하고, ‘증평의 전설’ 홍성열 전 군수의 ‘믿는 구석과 비빌 언덕’ 은 놀라웠다. 까칠한 민원일수록 희망으로 보듬는 통에 아무도 억지를 못 부렸다. 바로 그가 민선단체장(3선)퇴임 며칠 앞두고 ‘번개팅’ 문잘 찍어 보냈다. 우린 익숙하게 허그한 후 재직 중 대표작인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와 휴양랜드·달 그리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별들로 꽉 찬 천문대에 올라 지난 12년 목민관(牧民官) 일기를 초연(初戀)처럼 데우며 어지간히 ‘팅’을 굴렸다. 온유하되 숨김도 능청도 없이 표현을 넘나든 언격(言格)에 필자가 멈칫 한 건 ‘모든 언어엔 제자리가 있다’는 발견에서다.

오병익 obinge@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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