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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익 청풍교육연구원장 | ||
퇴직 후 법원에서 조정을 시작한 지 10년째다. 간이 절차에 따라 당사자 간 양해를 통하여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한다. 경험칙 상 소송으로 구할 수 없을 만큼 꼬인 게 많다. 조금 양보하고 한 번 더 생각했더라면 일찍이 마무리됐을 텐데…. 분쟁의 핵심 따라 조근조근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공감될 때 의외로 풀린다. 그러나 가족문제일수록 ‘죽기 살기’로 대법원 상고심까지 들먹거리는 곤조를 어쩌랴. 진술을 경청하고 감정을 풀어 주는 것 외 다른 조정 기법이 어딨겠나.
“너는 진짜 바보야 / 현타오게 착한 폼이 진짜 미쳤지 / 엉망 엉망 엉망진창 왜 폭망 고주망태 진탕 왜 / 마음이가 답답해 / 마치 내가 먼저 미칠 것 같애” 가수 신현희 노래, ‘엉망진창’ 일부다. 요즘 난국과 딱 맞아떨어진다. ‘윤석열의 난(윤평중 교수)’으로 전 세계 웃음(조롱) 거리가 됐다. 우리나라서 제일 센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다. 대통령, 국회의장 아니다. 대법원장? 어림없다. 탄핵 끗발 쥔 국회의원이다. 지장물로 판단되면 눈 부라리고 윽박지르고 조·주연‧음향까지 사그리 떨궈내도 대체제 없는 벼랑에 몰렸다.
국가 원수 권한에다 행정부 수반이고 의전서열 1위,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기상천외한 화(火)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해학 수준였지만 ‘탄핵안 가결‧직무정지‧체포영장’ 등 기구한 역사를 방증한다. 헌법 제71조는 즉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에 앉혔지만 보름도 못 넘겼다.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헌법재판관 임명 기피 이유를 달아 국회 본회의에서 일사불란 공습을 끝냈다. ‘권한대행 탄핵안 의결정족수는 151명(재적인원의 3분의1) 맞다. 아니다. 3분의 2(200명) 동의가 필요하다’ 등등 드라이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유추‧해석하면서 최상묵 경제부총리를 1인 3모둠 대행의 대행으로 초고속 폭탄 돌리기를 했다. 그는 전임 권한대행이 거부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단행(후보자 3명 중 2명), 급한 불부터 껐다. 정치권 반응은 어땠나. 최 권한대행의 권한조차 또 여차하면 저차를 벼르고 있다. “정당은 죽었다가도 살아난다. 그게 정치다. 얕은 계산으로는 안 된다. 더 죽을 뿐이다. 다 내려놓고 큰길로 나아가야 한다”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무능 유치 국회에서 안 되는 건 대체 뭘까.
◇ 조정하듯?
우리 국민은 지지리 대통령 복도 없다. 누란(累卵)의 위기다. 원화가 휘청거리고 경제 동력은 식어간다. 대권에 도취돼 비정상을 부추기면서 섬뜩한 본성을 드러낸다. 위기일수록 독 오른 병기를 써선 안 된다. 제발 국민과 나라에 죄짓지 말자. ‘사람은 아니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라’는 영화 속 대사마저 굳어버렸다. 언제까지 후안무치 할 요량인가. 이러다간 정말 K강국 근육조차 한순간 쪽 나게 생겼다. 돌파 해법은 다르지 않다. 생각을 바꾸면 노새는 행복하다.
조정이 원‧피고의 마음을 녹여 분쟁을 씻어주듯 절묘한 라포(rappdrt)로 종양의 고리를 끊고 정치권부터 자신에게 어필하라.
오병익 obinge@hanmail.net
